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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조현병 이야기7

내 삶에서 매우 두려운 것, 중독의 뇌로 인한 조현병 재발 조현병은 도파민 분비가 필요 이상으로 과다하게 (혹은 때때로 부족하게 - 항상성 때문) 분비되어 생기는 뇌 질환이다. 그래서 조현병의 약은 도파민을 억제하는 약(예: 인베가)이거나 도파민 분비 양을 정상범위로 조절해 주는 약(예: 아빌리파이)이다. 조현병이 걸리기 전의 나는 석사 시절에 (말씀드리기 민망하지만) 수학 공부를 하는 게 너무 재밌어서 공부 때문에 일명 도파민 중독의 상태가 되었었다. 도파민의 특징 중 하나는 '조건 단서'가 충족되면 도파민이 분비되기 시작한다는 것인데, 예를 들면 '맛있는 음식을 보는 것'은 조건 단서가 되어서 도파민을 분비시켜 그 음식이 먹고 싶어지게 한다. 나에게 있어서는 '수학 공부를 할 생각을 가지는 것'이 조건 단서였어서, 수학 공부를 할 생각만 해도 도파민이 뿜뿜 .. 2024. 10. 16.
조현병에 걸리는 이유 조현병은 왜 걸리는 것일까? 오늘은 이에 대한 나의 생각을 적어볼 생각이다. 이 글은 의사의 의견이나 전문가의 의견이 아니다. 하지만 나름 전문가들의 근거들에 입각하여 정리한 생각들이고, 거기에 나의 경험담과 다른 조현병 환우들의 경험담에 비추어 정리한 글이다. 나는 초발도 경험했고 재발도 경험했다. 그리고 재발 후에는 많은 조현병 환자들과 소통도 했다. 대략 50명 넘는 조현병 환우들과 소통을 한 것 같다. 지금은 그 수가 줄었지만 지금까지 꾸준히 소통하는 환우들도 있다. 환우들과 이야기하다 보면 자기가 왜 조현병에 걸렸을까 고민하는 이야기를 하곤 한다. 하지만 이들 중 의사에게 '당신은 00 때문에 조현병이 걸렸습니다'라고 들은 사람은 아무도 없다. 의사도 확실한 원인을 알 수 없는 병이 바로 조현병.. 2024. 10. 14.
실패했을 때, 하던 일을 다시 시도하느냐 아니면 새로운 일을 시도하느냐, 그것이 문제로다 나는 일평생 내가 잘 못하는 일이라고 주관적으로 판명이 나면 그 일을 아얘 놔버리는 습관을 가져왔다는 것을 최근에서야 발견했다. 내가 아는 한 조현병 환우가 자신이 그런다고 한탄하는 투로 말을 흘렸는데, 돌이켜 생각해 보니, 내가 그런 사람이라는 것을 발견하게 된 것이다. 중고등학생 때 나는 국어, 영어를 지지리도 못했다. 그 결과, 나는 국어, 영어를 거의 포기하다시피 했다. 그렇다고 인생이 실패의 길로 걸어간 것은 아니었다. 나는 국어, 영어를 공부하는 대신 내가 잘하는 수학만 파고들었다. 그래도 다행히도 어느 정도 잘 살았던 것 같다. 하지만 석박사 통합과정에서, 나는 수학으로 박사를 해 낼 수 없겠다는 생각이 든 후로 그냥 석사 졸업으로 만족했고, 더 이상 수학을 공부하지 않았다. 그리고 새로운 .. 2024. 9. 11.
상대방을 이해해주고 공감해주고 있는 그대로 받아주고 상대방에게 편의를 제공해주고 상대방을 위해 희생하는 삶 인간관계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일까? 나에게 있어서 가장 난제이자 최대 관심사이자 가장 깨달음을 얻고 싶은 고민이다. 나는 최근까지(3개월 전까지) 클럽하우스 모델의 정신재활시설을 다닌 적이 있다. 그곳에서 나는 처음으로 인간관계에 대해 95% 이상 만족하며 살았다. 내 일생 통틀어서 가장 높은 만족감의 인간관계를 맺은 곳이다. 하지만 3개월이 지난 지금, 나의 인간관계 만족감은 50% 안팎으로 매우 떨어졌다. 그래서 이에 대해 '상담을 해 봐야겠다'고 생각한 나는 내가 다니던 정신재활시설의 담당자에게 오랜만에 전화를 걸어 상담을 요청했다. 사실 통화를 하면서도 '상담을 거절당하면 어쩌지' 하는 생각들로 가득 차 있었다. 왜냐하면 나는 더 이상 그곳의 회원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내 전 담당자는.. 2024. 8. 28.
조현병 재발 때의 나의 경험 기억 - Part 3. 조현병 재발로 인한 응급실 입원행까지의 나의 이야기 "Part 2. 조현병 재발의 밤의 악몽"의 글에서 언급한 것과 같이, 조현병이 재발한 날, 곧 회사에서 짤린 날, 집에 귀가하기까지 스펙타클한 일들을 겪은 나는 정말 기적같이 그러나 겨우겨우 집에 도착할 수 있었고, 집 앞에 도착했을 때 확인했던 시간이 새벽 3시 반이었으니 아마 생각컨데 1시간에서 1시간 반이 지난 새벽 4시 반 ~ 5시 쯤 마침내 비밀번호를 기억해내어 집에 들어갔을 것이라고 추측한다. 집에 도착한 나는 꽉찬 오줌보부터 제일 먼저 비웠고, 늘상 귀가하면 하던 습관대로 샤워를 하기 시작했다. 밖에서 1시간 반 동안 추위에 벌벌 떨며 온 몸이 차가워진 채로 시작한 샤워는 매우 뜨뜻했다. 긴장이 풀렸고, 또 다시 아무 생각 없이 하염없이 물만 맞고 있었다. 그렇게 한 30분 동안 비누칠 하.. 2024. 8. 18.
조현병 재발 때의 나의 경험 기억 - Part 2. 조현병 재발의 밤의 악몽 오늘은 이 글을 통해 나의 조현병이 재발하고 난 직후의 경험 썰을 자세히 풀 것이다. 사실 엄격하게 말하자면 나의 조현병 재발의 악몽이 시작된 것은 "Part1. 조현병 재발 징후 싸인" 글에서 언급한 대로 회사에서 짤린 그날의 오후부터 시작되었다고 할 수 있겠다. 그날 오전에 내 상사로부터 퇴사를 통보받고 난 후, 그날 오후 몇 시간 동안의 기억자체가 없다. 이것은 내가 기억력이 안 좋아서 그런 게 아니라, 실제로 몇 시간 동안 정신이 아얘 없었고, 퇴근 시간 6시가 되어서야 뭔가 꿈에서 깨는 듯한 느낌과 함께 현생으로 돌아오는 듯한 느낌을 받으며 나의 정신이 되돌아온 느낌의 기억이 있다. 정신이 들었을 때는 벌써 사람들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었다. 우리 회사는 칼퇴를 지키는 회사였기에 6시가 되면 모.. 2024. 8. 15.
조현병 재발 때의 나의 경험 기억 - Part 1. 조현병 재발 징후 싸인 나는 2019년 2월 경에 조현병 초발을 경험했고 딱 4년이 지난 2023년 2월 경에 재발을 경험했다. 그 당시 기억을 떠올려보면 재발 직전에 무수히 많은 재발 신호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나는 눈치를 채지 못했고 그렇게 나의 경험을 통틀어서 제일로 무서운 경험인 재발을 맞이했다. 돌이켜보면 의사 선생님의 무던한 경고에도 불구하고 약을 줄이기 시작한 게 시발점이었다. 그 당시 직장을 다니고 있었는데, 약을 먹으면 두뇌 회전이 느리게 되어서 일에 지장을 주었고 여기서 밝히기는 힘든 부작용도 겪고 있었기 때문에 나는 약을 줄이기로 결단하고 의사 선생님께 간청하여 몇 가지 약은 빼버리기도 하고 또 '조현병 주 치료제'(리스펜)의 용량도 줄였다. 그 당시 의사 선생님은 분명히 경고를 주셨었다. 재발할 수 있다고.. 2024. 8. 15.